시행사 대표들을 만나면 결론은 돈 빌려 달라는 이야기가 전부다.

어느 지역을 어떤 방법으로 규제를 풀고 어떤 컨셉으로 개발할 것인지 지혜를 구한다는 이야기는 없다. 이 사업을 하려는데 금융권에서 PF를 해주기로 약속이 돼있으며 분양성은 확실하다는 전제는 이미 다 됐다. 그저 이 사업을 시작하려니 얼마가 필요한데 구해줄수 있느냐는 게 전부다.

SPC(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는데 사무실 얻고 법인 설립하는데 약간의 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그 돈은 은행에서 안빌려주니까 구하러 다닌다는 얘기다. 투자금의 몇 배의 이자에 수익금의 몇%는 물론이고 그보다 더한 조건이라도 돈내는 사람이 내걸면 받아들이겠다는 자세가 된다.

작으면 단돈 몇 천만원이라도......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만한 돈도 없으면서 무슨 사업을 한다는 이야긴지 도무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거북선이 그려진 화폐를 내보이고 "니가 돈을 빌려주면 땅 사서 조선소 짓고 배를 지어서 팔아서 돈을 갚을테다. 사겠다는 사람은 있다'식의 정주영 전설이 이들에게는 금과옥조다.

여러 개의 프로젝트를 만지는 시행사 대표를 만났다. 예상수익금이 몇 백억에 이르는 사업건이 4,5개 모두 한개당 5억에서 40억 정도면 된다며 안되면 1,2억이라도 빌려 달란다.

몇 달 몇 년을 돈 구하러 다니는데만 세월을 보내는 디벨로퍼들이 흔하다. 그게 사업의 전부인 것처럼.....

스타트업 씨드투자는 투자자를 만나러 다니면서 기획도 하고 코딩도 하지만 부동산 개발사업에서는 일단 돈이 만들어지고 난 뒤에야 사업을 할지 말지를 정한다. 그러니 시장상황이나 변수들로 인해 사업모델을 변경하는 피벗은 없는 편이다. 오로지 구해지는 돈에 따라서 시작과 중단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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