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에는 주거용 오피스텔과는 똑같이 생겼지만 사무실(오피스)로 허가를 받아 주택 규제를 피한 ‘라이브(live) 오피스’라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라이브 오피스는 규모가 큰 오피스빌딩을 다양한 크기로 잘게 쪼개 분양하는 섹션 오피스의 한 형태다. 라이프 오피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 분양가가 높아도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데다 분양권에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실거주가 불가능하고, 향후 오피스텔 등 대체수단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경우 수익성이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잘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25일 진행된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 청약에서 업무시설 591호 중 590호실 모집에 총 1만8576명이 몰렸다. 분양가는 3.3㎡당 5000만원 수준이었지만, 평균 경쟁률은 51.5대 1을 기록했다. 특히 가장 면적이 넓은 4군(전용 204~296㎡)의 경우 분양가격이 39억7200만~67억6200만원에 달했는데도 경쟁률은 410.5대 1로 가장 높았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 조감도.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라이브 오피스 1620실이 포함된 송도 센텀하이브도 평균 26.34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1억960만~9억9160만원으로 만만치 않았는데도 관심을 끈 것이다. 지난 7월에 분양한 동탄역 힐스테이트멀티플라이어 내 라이브 오피스(678실)은 4주 만에 전 호실이 완판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생각보다 빨리 분양이 완료됐다”면서 “내부시설이 오피스텔과 거의 차이가 없다는 점이 큰 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라이브 오피스는 주로 기숙사를 따로 구하기 어려운 소규모 업체들을 겨냥한 상품이다. 2017년에 처음 등장한 후 별다른 인기를 끌지 못하다가 지난해 샤워부스와 싱크대를 구비한 상품이 나온 후로 하남·동탄 일대에서 본격적으로 입소문을 탔다. 최근에는 화장실까지 설치한 상품도 등장하면서 오피스텔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 상품 구성만 보면 주거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건축법상 업무시설이기 때문에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규제(종부세 부과, 양도세 중과, 청약규제, 전매제한 등)도 적용되지 않는다. 또 업무용 오피스텔과 달리 발코니를 설치할 수 있어 활용면적이 넓고, 통상적으로 땅값이 저렴한 산업단지에 조성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특징도 있다. 최대 8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한 라이브 오피스의 경우 취득세와 재산세도 감면받을 수 있다.
그러나 생활형숙박시설(레지던스)과 마찬가지로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전입신고가 불가능하며, 오피스를 분양받더라도 사업자를 대상으로 일반부동산임대사업만 할 수 있다. 특히 지식산업센터 내에 위치한 라이브 오피스의 경우 실입주 목적의 기업이 아닌 개인이 최초로 분양받는 것이 불가능해 편법을 써야 임대가 가능하다는 문제도 있다. 일단 개인사업자로 분양받고 입주시점에 ‘사업이 준비될때까지 임대를 하겠다’라는 내용의 서류를 쓰고 임대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도 틈새시장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공급이 확대되고 있다. 초기에는 지식산업센터를 중심으로 라이브 오피스가 설치됐지만, 현재는 일반업무시설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입주업종 요건이 정해져 있어 기업이나 개인사업자가 아니면 임차인으로 들어오기 어렵지만, 일반업무시설에 설치된 라이브 오피스는 그런 제한이 없어 개인도 들어올 수 수 있다. 개인이 주거용으로 사용해도 알기 어렵다는 뜻이다.
화성시 관계자는 “설계도면에 대해서는 건축허가를 내줄 당시 건축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지만, 실제 준공된 후 사무실을 어떤 용도로 활용하는지까지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면서 “시설에 입주한 분들이 업무용으로 사용하기를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하남 미사에 위치한 한 지식산업센터 조감도
이런 점이 부각되면서 경기 동탄에서만 지난 4월 W스페이스타워가 라이브 오피스(260실, 지식산업센터)를 분양한 데 이어 7월에는 힐스테이트멀티플라이어(678실, 일반업무시설)가 분양을 마쳤다. 수원 영통과 인천 송도, 의정부 고산지구 등에서도 주거가 가능한 오피스라고 홍보하고 있다. 도율곡 부동산팀하이엔드 매니저는 “동탄 테크노벨리와 같은 큰 산업단지에 들어서는 라이브 오피스는 완판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재택근무가 많아지면서 1~2인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 소규모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분양권 전매시장에서도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의 경우 현재 1차 계약금 지불이 완료된 상황에서 2차 계약금과 세금, 복비 등을 모두 매수자가 대납하는 조건, 즉 손피가 붙은 분양권도 거래되고 있다. 한 분양 관계자는 “한강이 보이는 곳은 1억 프리미엄을 줘도 사기가 어렵고 2억~3억까지 부르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거용 건축물이 아닌만큼, 실거주를 하려는 사람들은 신중하게 거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시장 규제가 심하고 매물도 적다보니 수익형 부동산이 반사이익을 얻고있다”면서 “주택 실수요자들이 거주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입주하게 되는 피해가 나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라는 대체제가 있는 만큼, 주택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경우에도 수익성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었다. 송 대표는 “분양 당시에는 인기를 끌지 몰라도, 입주시기가 됐을때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가 완화된다거나 다른 대체수단이 생길 경우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갈지는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사무실을 집처럼 쓰려고?… 거주 안되는 ‘라이브 오피스’의 불안한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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