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유의 전세제도는 월세로 급속히 전환될 것이다."

세계 최대 부동산ㆍ부실자산 전문 투자회사 중 하나인 콜로니캐피털의 창업자 토머스 버락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버락 회장은 "낮은 이자율이 임대인의 이자수익을 감소시키고 고령화와 저성장으로 주택 수요를 둔화시키는 상황에서 한국의 전세제도가 지속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버락 회장은 한국의 `하우스푸어` 문제가 미국 금융위기를 몰고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많은 미국인들이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살던 집을 잃게 됐을 때 우리는 2만여 채에 달하는 압류주택을 싼값에 구입해 월세를 받고 임대하는 투자 기회를 찾았다"며 "한국에서도 하우스푸어 문제가 악화되면 이와 같은 사업 모델을 적용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국이 저성장 늪에 빠지면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데다 기존 주거금융의 중심을 이뤘던 전세제도마저 존폐 위기에 놓이자 외국계 투자전문회사들이 한국을 새로운 부실자산 시장으로 노리고 있는 셈이다.

최근 불완전판매 논란을 빚고 있는 저신용 기업어음(CP) 등 부실 채권 투자에 대해서 버락 회장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 고수익일수록 더 큰 위험이 내재돼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부자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버락 회장은 투자철학을 말하면서 식품점을 운영하던 자신의 아버지 얘기를 꺼냈다.

이익을 내려면 물건을 떼어 올 때 낮은 가격에 들여와야 하듯이 투자에서도 할인해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게 최우선이라는 얘기다.

그는 "상황이 안 좋을 때 사고, 좋을 때 팔아야 한다. 매일매일 들리는 소문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이 믿는 투자전략을 선택해 밀고 나가야 한다"는 철칙을 가지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일단 미뤄 놓은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선 "결국 마지막에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 확실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13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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