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투표로 결정 6개월 전매로 투기 우려
안양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말이 나온다. 서울권 투기과열지구는 분양가상한제 등 영향으로 시세보다 낮게 분양가가 형성되고 있는 반면 정부 부동산 규제 ‘무풍지대’ 안양·수원 등 주요 새 아파트 가격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1일 부동산업계와 동아닷컴에 따르면 최근 분양한‘평촌 어바인 퍼스트(포스코·SK·대우·현대건설 컨소시엄)’는 안양시에서 분양한 아파트 가운데 역대 최고 분양가를 갈아치웠다.
이번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평균 1720만 원대로 책정돼 지난 2016년 분양을 마친 ‘평촌 더샵아이파크(3.3㎡당 평균 1400만 원)’의 종전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평촌 어바인 퍼스트는 주변 아파트 단지와 비교할 경우 분양가가 다소 높다는 평가 적지 않다. 호계동 한 공인중개사는 “평촌 중심부와는 거리가 있어 평촌 인프라를 누린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호계동 생활권을 같이하는 럭키호계아파트의 경우 전용 84㎡ 기준 3억 원 중반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는데 반해 평촌 어바인 퍼스트는 2억 원 이상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평촌 어바인 퍼스트에서 평촌 번화가로 꼽히는 범계역 일대로의 접근성은 좋지 못하다. 단지에서 마을버스 한 개 노선이 범계역으로 가는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이다. 또한 왕복 8차선 경수대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단지 북쪽과 동쪽을 가로막고 있어 소음에 취약한 위치다. 더구나 학교와도 떨어져 있다. 호원초등학교를 제외하곤 단지와 인접한 곳에 학교가 별로 없다.
호계동 재건축 사업 승인을 관할하는 동안구청 관계자는 “평촌 어바인 퍼스트 분양가는 해당 재건축 조합원들이 투표를 거쳐 최종 결정됐다”며 “주택법 57조에 따라 분양가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다면 관의 심의를 통해 조정할 수 있지만 해당 사항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바로 직전에 분양한 오피스텔 ‘범계역 힐스테이트 모비우스‘도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다.
전용면적별 가격은 Δ49㎡ 3억6500만∼4억5000만원 Δ54㎡ 3억9200만∼4억7900만원 Δ59㎡ 4억3200만∼5억2300만원 Δ전용 84㎡ 8억4600만원으로 책정됐다. 반경 500m 안에 위치한 평촌아크로타워 오피스텔(2007년 입주) 전용 66㎡가 현재 3억 초반대에 매매가가 형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1억5000만~2억 원이 비싸게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의 지역들은 전부 투기과열지구가 아니기 때문에 분양가 책정이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며 “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도 6개월이라 무분별한 투기수요도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수도권에서 부동산 과열 양상이 나타날 경우 추가적으로 정부 부동산 규제 대상 지역에 포함될 수 있다”며 “특히 안양은 집중 모니터링 지역으로 분류된 만큼 국토부가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고분양가 논란은 전매차익을 바라는 투자자들과 이를 유도해 가격상승을 바라는 조합원들의 심리가 맞물린 합작품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