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에서만 2205만 vs 3998만원 1800만원 분양가 차이
과천은 분양가 실험실?..후분양제·지식정보타운 놓고 '시끌'
경기도 과천시가 정부의 분양가 규제를 피한 첫 후분양으로 관심을 받은데 이어 과천지식정보타운 1호 분양단지를 두고도 시끄럽다.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를 앞두고 시행한 후분양 단지와 기본형 건축비를 낮추며 전체 분양가를 하향조정한 선분양 단지가 동시에 나오면서 극단적인 가격 차이를 보여주면서 시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일 과천시에 따르면 최근 열린 분양가심의위원회에서 경기 과천 지식정보타운 첫 분양단지인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의 평균 분양가가 3.3㎡당 2205만원으로 최종 결정됐다. 시공사인 대우건설 컨소시엄 측은 당초 3.3㎡당 2600만원대의 분양가를 제시했지만 심의 과정에서 대폭 삭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올해 첫 후분양 아파트인 '과천 푸르지오 써밋'의 경우 평균분양가는 3.3㎡당 3998만원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분양인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 보다 3.3㎡당 1800만원이나 비싸다. 전용 84㎡ 기준으로 3억~6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정부 고분양가 압박, 15% 삭감된 분양가
대우건설은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의 분양가 심의 결과를 두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아직 과천시로부터 공식적인 분양가 산정에 관한 공문을 받지 않은 상황이라 어떤 방식으로 분양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일부 '임대 후 분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공문을 받은 후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임대 후 분양을 하려면 과천시의 인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 역시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고민이 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가가 어떻게 산정됐는지, 산정된 분양가가 사업부에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전반적으로 검토를 해봐야 된다”면서 “검토 결과 도저히 이 분양가로는 사업이 힘들다는 판단이 들면 ‘임대 후 분양’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과천시가 공공택지인 과천지식타운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것은 최근 정부가 급격히 오른 분양가에 대해 민감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HUG를 통한 가격 통제 뿐 아니라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규제를 피해 후분양을 선택하자 분양가 상한제 도입 카드도 내면서 분양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건축비를 사업자들이 제출한 가격보다 15%나 삭감한 것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공공택지의 분양가상한제 경우 감정평가를 한 택지 가격에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와 가산비를 더해 분양가를 정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곳은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이뤄졌던 곳이다. 앞서 경실련은 당초 벨라르테보다 먼저 분양예정이던 '과천제이드자이'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2300만~2400만원으로 추산되자 '고분양가'라고 지적했다. 분양가상한제에 들어간 심사위원 중에서도 전문가가 아닌 시민단체 출신이 2명이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정부의 고분양가 압박과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반발이 이번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의 분양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이러한 정부 압박이 분양 지연으로 이어져 오랫동안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분양을 기다려온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갈 것으로 보인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LH가 시행을 맡은 과천제이드자이 이외에 연내 분양을 준비하던 민간 분양단지들의 경우 분양에 빨간불이 켜졌다”면서 “S4와 S5블록도 연내 분양을 계획 중이었지만 S6의 분양 향방에 따라 총 1700가구가 넘는 분양 단지들이 모두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후분양제 불구, 입주 때까지 완판 가능할 듯
반면 정부의 분양가 통제를 피해 후분양에 나선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비싼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1순위 평균경쟁률 4.5대 1을 기록하면서 만족스런 결과를 냈다. 평균경쟁률 11.5대 1을 기록한 과천 자이에 비해선 낮은 성적이긴 하지만 3.3㎡당 평균분양가가 3998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순조로운 출발이다. 특히 일부 대형 평형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청약이 마감되면서 입주 때까지는 완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성공적인 후분양을 했다는 평가다.
실제 금융결제원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과천 푸르지오 써밋'은 전용면적 84㎡ 총 6개 주택형이 모두 1순위 마감됐다. 84㎡C는 3가구 모집에 38가구가 지원해 최고 경쟁률 12.6대 1을 기록했다. 126㎡A, 126㎡B, 131㎡B, 151㎡B 등 대형 평형에서는 미달이 나왔다. 전용면적 126㎡A는 18가구 모집에 13명이 접수해 5가구 미달됐다.
후분양제로 인해 선분양 때보다 분양가가 높았음에도 성적이 좋았던 이유는 서울 내 공급이 줄어들고 청약경쟁률이 치열해지자 강남권에 근접한 과천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과천 푸르지오 써밋의 경우 서울과 분당·판교 등에서 '갈아타기'를 목적으로 접수한 청약자들이 많았다. 막상 분양가 역시 입주한지 10년 된 과천 래미안슈르와 크게 차이가 없어 인근 지역 주민들은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과천은 1순위 해당지역 청약이 가능한 사람이 적어 '해당지역 미달'이 잦은 곳이고 대부분 지식정보타운을 기다리고 있다"며 "해당지역은 접수가 적을 거라고 생각했고 기타지역에서 대부분 될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