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시티타워, 결국 공사비 2천억원 증액
시공사 포스코건설 증액 요구...일방적 계약 해지로 논란 일어
사실상 롯데건설 낙점 의혹도...LH “비용 과하다고 잘못 판단”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청라시티타워㈜가 정책적 판단 실패로 인천 청라시티타워 건설사업에 1년여의 시간만 낭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1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LH 청라영종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LH와 청라시티타워㈜는 청라시티타워의 사업비를 당초 3천32억원보다 2천억원 가까이 증액한 5천억원으로 확정했다. 청라시티타워㈜는 ㈜한양·보성산업㈜ 등으로 이뤄진 특수목적법인(SPC) 사업시행자다. 증액한 공사비는 기본적으로 LH 70%, 청라시티타워㈜ 30% 등을 각각 책임진다.
LH와 청라시티타워㈜는 최근 끝난 기본설계(DD)를 기준으로 청라시티타워의 공사비를 재산정한 결과, 5천억원까지 증액하는 게 적당할 것으로 분석했다. DD는 처음 구상안인 기초설계(SD)와 높이 및 디자인 등에서 큰 차이가 없다. 바람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구멍(풍도) 등만 새롭게 반영했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LH와 청라시티타워㈜는 SD만으로도 5천억원의 공사비를 산정했어야 한다.
그러나 LH와 청라시티타워㈜는 그동안 3천억원의 공사비를 고집하다 시공사도 구하지 못한 상태로 1년여의 시간만 보냈다. 또 종전에 수의계약으로 정한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 자체적으로 분석해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계약을 해지해 현재까지도 논란을 사고 있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4천500억원까지 청라시티타워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다. 당시 포스코건설은 DD 진행률이 고작 20% 수준인 데다 높아진 공사난이도 등을 감안하면 4천500억원의 공사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청라시티타워㈜는 지난해 10월 공사비 증액을 무리하게 요구한다며 일방적으로 포스코건설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LH와 청라시티타워㈜는 올해 하반기까지 새로운 시공사를 찾기 위한 절차를 밟아왔지만, 지난달 최종입찰에서는 롯데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유찰을 겪어야 했다. 이 때문에 당시 건설업계에선 LH와 청라시티타워㈜가 종전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이나 새롭게 뛰어든 현대건설㈜ 등을 입찰에서 배제하고 사실상 롯데건설을 낙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특히 LH와 청라시티타워㈜가 이번에 확정한 공사비는 포스코건설이 예측한 공사비보다 무려 500억원이나 늘어난 상태다. 결과적으로 LH와 청라시티타워㈜가 당시 기본적인 공사비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면서 1년여간의 시간을 낭비했을 뿐만 아니라 공사비까지 더 늘어난 것이다. LH와 청라시티타워㈜가 지난해 포스코건설의 공사비 증액을 받아들였다면, 현재 청라시티타워는 파일 공사 등 기초공사를 마치고 타워를 올리는 공사까지 가능하다.
LH 관계자는 “당시엔 포스코건설이 요구한 4천500억원의 공사비가 과하다고 판단했지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하지만 1년여동안 기본설계를 마치고 정확한 공사비를 산출했기에 시간만 낭비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청라시티타워에는 청라국제도시 청라호수공원 중앙부 3만3천58㎡에 최고높이 448m의 세계 6위 전망대 등이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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