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지역 시공사 못찾아 '몸살'…주민, 장기화로 분담금 늘어 -중부일보
재건축 지역 시공사 못찾아 '몸살'…주민, 장기화로 분담금 늘어
안양·과천 건설사 부도·선정 유찰 잇따라…부동산 침체에 사업성 떨어져
중부일보 2013.06.20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져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를 자제하는 탓에 안양·과천지역 재개발·재건축 추진단지들만 몸살을 앓고 있다.
더욱이 시공사 선정단계가 조합설립인가 이후이기 때문에 사업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9일 안양시에 따르면 안양2동 향림아파트는 지난 4일 1차 시공사 선정 입찰을 마감했지만 참여한 건설사가 없어 유찰됐다.
앞서 열린 재건축 시공사 현장설명회에 7개 건설사가 참여한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이 사업은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43-1번지 일대에 아파트 332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것으로, 2005년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시공사 부도에 이은 조합과 반대비대위간 소송으로 조합인가가 취소돼 지난 3월 조합을 재구성해 추진됐다.
주민 대다수는 이주한 지 8년이 넘었고, 이주비에 대한 이자까지 물고 있는 형편이다.
조합 관계자는 “재건축을 포기하면 8년 동안 비어있던 집으로 돌아와 살아야 하는데, 수리비용이 만만치 않고 34년 된 아파트이기 때문에 또 다시 재건축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제 주민들이 힘을 합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18일 시공사 선정 공고를 하고 25일 현장 설명을 한 후, 다음달 9일 입찰을 마감할 예정이다.
또 ‘경기도의 강남’으로 불리는 과천시 주공2단지 역시 3번의 시공사 선정 입찰 끝에 복수의 건설사가 참여해 겨우 경쟁입찰 조건을 갖췄지만, 이번에는 조합원의 반대에 부딪혀 시공자 선정 총회가 무산되기도 했다.
지난 4월 3차 시공사 선정에 그레이트사업단(SK·롯데)과 스마트사업단(현산·한라) 2곳이 컨소시엄을 통해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시공사 선정 안건 상정 여부가 대의원회 총회에서 부결된 데 이어 선정 안건이 대의원 회의에서도 부결됐다.
대의원회는 잇따른 시공사 선정 실패로 조합원 분담금은 늘어난 반면 시공사를 선정한 인근 재건축 단지보다 무상지분율이 낮고 조합원 분양가가 비싸다는 이유를 들어 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과천주공2단지 조합원이 ‘대의원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처럼 시공사를 찾지 못해 사업이 길어지면서 조합설립에 찬성했던 사람들이 철회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어 또 다시 조합원 간 대립이 우려되고 있다.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하면 사실상 각종 인허가나 설계변경, 운영자금 대여 등이 불가능해져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데다 사업이 지연돼 조합원 부담금만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신규수주를 자제하고 있다”며 “설령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되는 단지의 경우 예전과 같은 보상을 보장할 수 없어 이제 조합원들도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정 현·최남춘기자/face001@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