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도시정비사업 서울, 지방 가리지 않고 ‘유찰’

알린다 2020. 3. 24. 09:25

정비사업 수주경쟁 ‘회피’ 뚜렷… “경쟁에 따른 손실 우려 커”

 

 서울과 지방에서 추진 중인 주요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전 회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강화 등 정부 규제의 영향으로 수주물량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주요 사업지에서는 대형사가 진출을 예고하면서 오히려 유효경쟁이 성립하지 못해 유찰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주전에 따른 손실 등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움직임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주요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가 잇달아 유찰됐다.

 입찰 전 단계에서 진행하는 현장설명회는 조합이 제시하는 사업안 등을 검토해 사업성 여부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시공사들이 이 같은 현장설명회 참여 자체를 기피하면서 경쟁입찰을 예상한 조합도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유찰이 지속될 때에는 수의계약과 같은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해 사업을 정상궤도로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경쟁이 없는 만큼 조합원 지원 방안 등이 미약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지난 17일 열린 부산 반여3-1구역 재건축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해 개최한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 단 한 곳만 참여했다.

 같은 날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경기 남양주 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 역시 포스코건설만 참석해 시공사 선정 절차가 원점으로 회귀했다.

 ‘공공지원민간임대(구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이하 공공지원민간임대)’에서 일반 재개발 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한 인천 송림1ㆍ2동 재개발 사업 역시 유찰됐다.

 지난 19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엔지니어링만 단독으로 참여해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밟게 됐다.

 공공지원민간임대 사업 방식으로 추진될 공사비 6000억원 규모의 인천 금송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선정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날 재개된 현장설명회에는 삼호ㆍ대림코퍼레이션 컨소시엄만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또다시 유찰됐다.

 서울 지역에서도 유찰 사업지가 나왔다.

 예정공사비가 1686억원 규모인 서울 홍제3구역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도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해 자동 유찰됐다.

 이러한 유찰 원인에 대해 정비업계에서는 수주전에 따른 영업비 손실을 꼽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감이 부족한 건 맞지만, (수주)경쟁으로 영업비 손실까지 더해질 때에는 부담이 배가 된다”며 “대형사마저 서로 눈치 보기를 진행하거나, 진출할 곳과 진출하지 않을 곳을 명확히 선을 긋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조합의 컨소시엄 불가 규정이 이 같은 수주전 회피에 따른 유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부산 반여3-1 재건축, 인천 송림1ㆍ2동 재개발, 서울 홍제3구역 재건축 등은 모두 공동도급을 금지해놓은 상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합은 조합원들의 시공사 선호도가 달라 의사결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단독참여를 고집하고 있지만, 시공사 입장에서는 대형사끼리 맞붙게 되는 것 자체가 부담되는 상황이어서 유찰사업지가 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http://www.cnews.co.kr/uhtml/read.jsp?idxno=202003231432264420251